2014년 08월 14일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작성일 : 2009년 6월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격변의 세대에 사는 우리는 여러 유형의 지도자 또는 리더를 보고, 또한 입에서 입으로 그 모습을 전달하며, 평가한다. 어떤 리더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전체를 하나의 눈 안으로 끌어당기며, 자신이 추구하는 바와 가치에 대중이 몰입되도록 힘을 발휘한다. 반면 어떤 리더는 있는지 없는지, 그 존재를 느끼지도 못하게 하지만 은근히 퍼지는 영향력에 전체를 하나로 묶는다. 그리고 어떤 리더는 항상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하고, 서로 부딪치며 호흡하여 하나의 목표를 이루어 가게 한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탁월한 능력과 카리스마로 전체를 휘어잡고, 아우르는 강력한 리더를 열망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경제난국을 맞이한 지금 각 나라는 이 난국을 타개하기위해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린 지금 고통 중에 헤매며 바닥 모르는 정치, 경제 상황을 감내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썩어가는 환부를 정확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도려내고, 상처를 집중적으로 빠르게 치유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집도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 능력이 보이기라도 할 것 같으면, 집중적으로 조명받고, 초유의 관심 대상이 된다. 시급한 위기상황에 빛을 발하기 쉬운 지도자이다. 60년대 초 보릿고개 시절 박정희 장군에게서 한 경험이 그러했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부드럽지만 아름다운 카리스마로 빙판을 휘어잡은 김연아 선수에 대한 열광도 이러한 바램의 한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의 리더로 있는지 없는지 느껴지지 않으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정신을 바닥에서부터 심고, 자신의 존재는 드러내지 않으며,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역할을 극대화시키고, 마당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유형의 리더가 있다. 때론 ‘뭐 하는가?’ 하고 핀잔받기도 하고, ‘리더이기는 한가?’ 하고 조롱받기도 하지만, 존재유무를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공동체를 한 방향성을 가지고 이끄는 양치는 목자같은 리더이다. 조정자이자, 멘토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자로 이전에는 잘 짜여진 행정조직이나, 종교그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리더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런 리더들에 의해서 잘 이끌려갈 수 있다면, 이 공동체는 다른 어디보다 건강한 조직이라 할 수 있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여 이끌어 내는 또 다른 모습의 이런 지도력으로 인해 이 사회는 더욱 풍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참을성 없고, 강력한 추진력에 대한 갈망이 큰 조직에선 그 가치를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리더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우리에게 가장 논란이 되면서도 가까이 있는 리더의 모습은 함께 호흡하며 갈등하고, 자신의 허와 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이끌어가는 리더이다.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면서도, 존경스런 리더이라고 느끼기엔 논란거리도 많이 만들어 내는 지도자다. 어떻게 보면 우리처럼 허점도 많아 보이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인다. 그렇지만 나와는 뭔가 다르게 깊은 책임감과 솔선수범에 뒤처져 있지 않은 그러한 리더다. 나보다 나은 환경이나 배경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가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지만, 나보다 한 발자국 또는 두 발자국 앞서가는 거리에 서 있는 모습이다. 그래선지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그런 리더다. 어쩐지 가까운 선배 같은 리더다. 공감이 있는 리더이다.

이런 리더들의 모습을 떠들어 대며, 우리는 지금 이 난국을 극복하도록 이끌어 줄 지도자를 기다린다. 사람마다 다른 바램과 선망의 대상이 있기에 그 유형도 다르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요구가 다르고, 자신이 속한 환경들이 다르기에 어느 지도자를 기다리는 지도 서로 다르다. 그런데 이미 우리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유형의 지도자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 어느 유형이든지, 그들은 우리와 함께하였고 자신의 지도력을 보여 주었다. 어떤 모습이든지 그들은 우리와 함께 하며, 가슴으로 대화하고자 했고, 그들 방식의 지도력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이끌었고 그 때마다의 위기를 극복했다. 그럼에도 위기는 다시 오고 있다. 계속 오고 있고, 또 올 것이다. 그런데 이 위기극복은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어떤 모습의 지도력이든 함께 공감하며, 기다려주고, 뒷받침이 되어주는 대중이 없는 한 결과를 얻기엔 너무 힘들다. 그렇다. 지도자를 바라고 기다리지만, 또한 우리에겐 그 지도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어느 유형의 리더가 더 효과적일 수도,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또한 중요한 것은 그 리더가 숨 쉴 공간을 우리가 허락하느냐이다. 그를 믿고 기다리며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 내 바램과는 다르지만 나 이외에 다른 대다수를 위해 최선이라면, 내 욕심을 내려놓을 자세가 되어 있느냐이다.

우리에게도 인구에 회자되는 서양의 지도자들처럼 탁월한 지도력과 통찰력을 갖춘 지도자들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지도자들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보기 위해 내 마음을 열어보지도 않고,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고 배척하는데 앞장선 소인배들의 꾀임에 여러 차례 부화뇌동했다. 나또한 자발적으로 배척하는 그 소인배였다. 지도자를 알아보고 인정하며 따를 줄 모르는 민족에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은 없다. 오늘도 그러한 내 모습을 반성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도자를 다시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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