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한 비법

작성일 : 2014-06-24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한 비법

지난 새벽에 있었던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2차전에서 한국이 알제리에게 치열한 공방 속에 2:4로 패했다. FIFA 랭킹 52위에 불과한 한국이 19위의 러시아와 비기고, 22위의 알제리와 잘 싸웠지만 초반 대량 실점을 아쉽게 넘어서지 못했다. 이제는 우승 후보 중 하나인 11위 벨기에와의 경기만 남아 있다. 만약 벨기에를 큰 점수 차로 이긴다면 16강의 희망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래도 남은 희망을 내려놓지 않고, 젊은 태극전사들의 투지를 기대해 본다. 약한 팀에 강하고, 강한 팀에 약하다는 일본과는 달리, 강한 팀에 더욱 강한 투지와 승부사적 기질이 우리의 가슴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강해? 그럼 어디 얼마나 강한지 한번 보자’ 라는 근성이, 탁월한 실력이나 강인한 체력, 그리고 고도의 정교한 전략과 더불어 집중될 수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는 태극전사들의 혈투를 보며, ‘언젠가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팀이 우승후보가 될 수는 있을까? 하는 약간은 황당할 수 있는 의문을 가져 보았다. 그리고 이 생각은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하는 궁리에까지 이르렀다. 이리 생각해보고 저리 생각해 본 끝에, 가장 상식적인 수준이면서도 기본적인 단계에서 그 비법을 구상(?)하게 되었다.

우선 우리 태극전사 팀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원 팀(One Team)이 되어야 한다. 한국팀의 홍명보 감독이 주창하는 슬로건이기도 하지만, 아직 숙제로 남아있기도 하다. 이번 월드컵에서 이미 우수한 선수들과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 팀이 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나 카메룬 등 유럽과 아프리카의 강호들이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밀어주는 시도에 집중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국내파니 해외파니 따지고, 실력이 없다느니 자세가 안되어 있다느니 따지는 데 매몰되어 있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보인 팀이다. 게다가 이들 팀에선 코칭 스텝을 지원하는 데 주야를 보내도 부족한데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저마다 잘났다고 월권 행위를 하는 관계자들 때문에 승리를 향한 팀 분위기를 날려 버리고 있다. 반면 FIFA 랭킹 28위의 코스타리카는 세계적 스타가 없으면서도 원 팀이 되어, 강한 조직력과 상호 헌신으로 7위인 우루과이와 9위인 이탈리아를 잡고 16강 대열에 선착했다.

두 번째로는 즐기는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 사실 전략 상 나보다 강하다고 하는 팀들을 상대하며 느끼게 되는 압박감과 두려움을 넘어서서 축구를 즐기기란 어렵다. 그러나 상대 팀이 워낙 강하다고 하여 위축되어 있어서는 그나마 가지고 있는 실력을 100% 또는 그 이상 발휘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논리적으로만 보더라도, 어떤 식으로라도 그 부담을 즐기는 축구로 변화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되도록 많은 강팀을 상대하여 패배하면서라도 내구성을 키워가고, 상대 팀을 벤치마킹 하며 시합 결과를 분석하여 내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약점을 2중, 3중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번 시합을 보며 느끼는 것이지만, 유럽의 대단한 강호들을 만나면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게임하듯이 구사해 나가는 나이지리아나 가나 등의 아프리카 팀들을 보면 항상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세 번째로는 팀 전체 구성원들에게 창조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틀에 박힌 교본에 따른 플레이에 몰입되어 창의적 시도가 부족했던 일본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역대 가장 강한 전력이라며, 16강은 물론 4강까지도 기대하던 일본이 드디어 그리스 전에서 기회를 만났다. 전반 35분 이후 그리스 선수 1명의 퇴장으로 10명과 경기를 하게 되었다. 볼 점유율은 68%에 이르렀고, 총 패스회수는 557대 140으로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창조적 시도 없이 오직 패스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그나마 공격도 키 큰 선수들이 즐비한 그리스를 상대로 크로스 올리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승리를 놓쳤고, 1무 1패의 성적으로 최강팀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이전의 정설을 뛰어 넘어 각도가 없는 곳에서도 예측불허의 골을 날리는 선수들과 브라주카의 탄력성을 생각하여 강한 중거리 슛을 과감히 날려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낳는 선수들을 많이 보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그 가능성을 일부 보여주었다. 또한 보다 정교하고 창의적으로 세트피스가 발전되고 다양해져, 득점 수 측면에서의 비중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결과 이번 월드컵은 득점 수 측면에서도 많아졌을 뿐 아니라 다양한 반전들이 양산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이들은 운이라고도 이야기 하는 신의 간섭이 조금, 아주 조금 적용된다면 하는 기대가 필요하다.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풀어져 가는 그날의 복합적 상황이 어떻게 맞추어지고, 엮어지느냐에 따라 또한 우리에게 주어지는 작은 기회가 큰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엔 너무나도 엄격한 심판의 판정이 남발되고, 어느 땐 너무나도 풀어진 변화무쌍한 상황 속에도, 그 ‘예측 불가능성’까지도 기회로 만들려는 적극적 시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그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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