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젊은 IT 엔지니어의 고뇌

작성일 : 2013-01-23

젊은 IT 엔지니어의 고뇌

난 질풍노도의 세상에 던져져 있다.
올바름과 상식에 맞지 않는 현상이 바닥 주류가 되고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요구들이 내 앞에 있다.
제한된 시계추는 피땀으로 얼룩진 결과를 재촉하고,
부족함이 확실한 결과에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어깨를 누른다.
배워온 지식과 이제까지의 경험에 대한 한계상황을 시험하듯
다가오는 내일은 내게 고통이 되곤 한다.
그리고 이젠 옳지 않음에 굴복한 내가 안타깝고,
타협하고 안도하는 내 모습은 더 애처롭다.
그나마 내가 잡고 있던 짧고, 가느다란 한 가닥 밧줄이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었는데,
때때로 그것마저도 흔들어대는 형제의 투정은
그냥 놓아버릴까 하는 싸늘한 유혹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도망치려고, 무작정 피해보려고
헤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헤아리고
궁리해 낼 수 있는 모든 이유를 궁리해 본다.
백만 가지나 되는, 게다가 합리적이기도 한
그 핑계 거리를 적어 보기도하고, 되 뇌여 보기도 한다.
이렇게 연습한 내 논리가 그럴싸하고, 타당하기도 한데
내게 뭔가 아쉬움이라 말하기도 그런 찜찜함이 남는 것은 왜일까?
미련도 아니고, 부끄러워서도 아닌데,
내가 왜 이리 주저할까?

아마, 아마도 내가 피해가는 것을 주저하고, 포기하는 것을 아쉬워 한다면
먼저는 내게 아직 젊음이 남아 있기 때문일 거다.
봄날 피어나는 아지랑이에 설레던 내 젊은 심장으로 인해,
아직 두려움을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살아있고,
실패해도 다실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가 내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나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젊은 열정이 고단한 삶으로 바닥나 있다면, 왜 일까?
그렇다면 사랑하는 이들이 이곳에 있기 때문일 거다.
내가 힘들고 지쳐있을 때, 내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던 사람,
내 잘못에도 나를 이해하며, 지금의 밑거름 되게 한 사람,
내 작은 성과에 자기 일처럼 먼저 기뻐해 준 사람,
그리고 나를 보며 함께 자라나는 그 사람.
그 사랑하는 사람,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사람들이
내 앞과 옆, 그리고 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내게 아직 아쉬움이 남는다면,
나는 이곳에서 혜택 받은 사람이고,
그래서 이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하는 책임을 느끼기 때문일 거다.
나는 남들보다 먼저 이 자리에 서 있었고,
이 곳을 바탕으로 내 꿈을 펼쳐왔다.
나를 사랑하는 이들의 배려로 성장했고,
나를 따르는 이들의 믿음으로 이룰 수 있었다.
실패로 인해 함께 좌절하기도 하고,
성공으로 인해 함께 환호성 외치던,
우린 한 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함께 가야하는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넘어 설 작은 언덕이 내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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