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한국 Software 산업의 미래는 없다

작성일 : 2009년 7월

한국 Software 산업의 미래는 없다

금융위기로 야기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이번 하반기부터는 방향을 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기업군과 중소기업들에서도 채용인력을 많이 늘릴 것이라 한다. 찬바람 휩싸이던 지난 1여 년간의 시련의 시기가 마무리되려나 보다. 10여 년 전 IMF위기를 겪은 기억이 아직 잊혀지지 않은지라, 이번 어려움도 지혜롭게 잘 이겨나가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온다. 정부에서도 국가부채의 급등 위험도까지 감수하면서 대형 경기부양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으니, 기대감도 있다. 이러한 시도로 인해 다른 산업분야는 바닥을 쳤다는 징후도 언급되고, 회복의 기미도 보인다. 그런데 유난히 IT산업은 아직도 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아니 꼭 집어서 말하면, 그 중 S/W 산업분야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아직 헤매고 있다. 왜 그런가?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계획이 진행되면서 지정학적 환경과 그 태생의 특성상 기술집약적이고, 수출 지향적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중 IT분야가 우리 핵심 산업분야로 자리잡고 있는데, IT산업은 치밀한 마케팅계획과 정밀한 기술적 접근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신속히 개발, 테스트하여 개선하고 다시 적용하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짜임새 있으며, 실험하기를 좋아하는 한국인 성향과 맞아 조화를 이루어, 우리 주력 산업으로 지난 20여 년간 성장하여 왔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언급되듯이, 최근 들어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취향 지향성이 강한 젊은 층의 직업선호도가 변하여 이공계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IT분야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많은 근무시간의 부담으로 인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수한 인재의 수급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은 고수입의 안정적인 직업군인 의사, 변호사를 선호하여, 서울대 공대의 선호도 순위가 지방의 모든 의대들 이후로 밀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또한 교사, 공무원의 선호도도 높아, 서울교대에 입학하려면 서울대 들어갈 정도이어야 하고, 많은 공무원 취업준비학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직종에도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 쏠림현상은 그만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보는 입장에서 IT산업발전에 어려움을 야기시키고 있다.

게다가 SW 가치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구매 인식도는 국산 SW내수시장 규모의 확장에 제약이 되고 있다. 그나마 기존 S/W 시장도 깔끔한 외산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직 개선되고 발전 단계에 있는 많은 국산 SW기업들은 비빌 언덕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국내 SW 시장 환경은 이번과 같은 경제적 위기상황을 견디고, 차후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내구성 측면에서도 취약성을 심화시킨다. 그렇다고 외국에서 조차 부러워하는 한국산 IT 대기업인 삼성이나 LG 등의 경우도 여타 산업군에 비해 소프트웨어 산업 부분에서의 관심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어느 정도의 볼륨이 보장되는 산업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그러리라 생각되긴 하지만, 아직 LG나 삼성에서 Oracle같은 정도의 DB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이러한 우리 내부의 어려움에 엎친 데 덮친 경우로, 대외적으로는 IT 시스템 분야에서 많은 부분 강점을 가지고 있는 대만이 이제까지의 IT HW의 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에서 쌓은 knowhow를 바탕으로 그 가능성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대만의 어떠한 업체도 SW기술은 취약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이제까지 선진시장에서 경쟁하며 보아 온 넓은 시야로 우선은 좋은 outsourcing 파트너들을 통해 신선한 제품군들을 보여주기 시작하였고, 향후 무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의 SW업계와 긴밀하게 연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미 선두주자인 MS, 구글, Apple, IBM, EMC 그리고 Oracle 등은 갖추고 있는 첨단 기술력과, 인력, 자본력을 바탕으로 상상 가능한 모든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틈새시장도 허락하지 않을 심산이다. 이는 마치 대형 유통마켓이 동네 슈퍼도 모두 죽이려는 형상이다.

그런데 우리에겐 IT 컨트롤타워의 부제문제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아직도 현 정부 내에 넓은 시야를 가지고 IT 정책을 입안할 책임자도 없고, 그렇다고 IT분야에 대한 관심의 우선순위도 높지 않은 것 같고, 미래의 우리 산업에서 IT분야의 SW산업에 대한 의지도 커다랗게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안철수 박사도 지적하였듯이, DDoS 공격으로 인해 허둥대는 모습 속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다. 지난 번 ‘경제위기의 조기극복을 위한’ 2009 추경예산의 규모와 사용은 우리의 IT S/W산업의 현재의 한계성에 대해 시사해 주는 바가 있다. 전체 28조 9,000억 원의 추경예산 중 ‘녹색성장 미래대비투자’용으로 2조 5,000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중 R&D와 관련되는 부분으로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사업’과 관련되는 예산이 1,550억 원이었는데, 그 중 IT와 관련된 부분이라 말할 수 있는 ‘IT융합시스템 개발’에 부여된 금액이 300억 원이었다. 그런데 이 부분의 세부개발 내용은 ‘시스템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이었다. S/W분야의 예산은 없었다.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지속되는 한, 한국 ‘Software산업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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