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전자신문] 현장을 찾아서 – 글루시스 IPTV 벤치마크

게재매체 : 전자신문

게재일자 : 2007.07.06

[현장을 찾아서]글루시스 IPTV 벤치마크

“갑자기 트래픽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식은 땀이 절로 나더군요. 검시관이 참관하는 테스트를 앞두고 원인을 찾느라 고생을 했어요. 순간 ‘몇 주동안 고생한 게 물거품이 되는구나’ 싶었죠. 그런데 우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스위치 장비의 랜 케이블 중 하나를 벤치마크 지원팀에서 잠시 빼놨던 게 원인이었어요. 마치 코드를 꽂지도 않고 전원이 안 켜진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셈이죠.”

국산 스토리지 솔루션 전문업체 글루시스(대표 박성순 www.gluesys.com)에 근무하는 NAS 연구원 이건민 씨(29). 이 연구원은 지난 한 달 간 숨가쁘게 펼쳐졌던 IPTV 벤치마크 테스트 현장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미소를 지었다.

국내 굴지의 통신기업이 IPTV 시스템 도입을 위한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말부터.

“6월 11일부터 3주간 대전에서 BMT가 진행됩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IT서비스 업체의 통보에 이 연구원은 입영 날짜를 받은 고학생의 심정이 그럴만 할 거라며 웃었다.

이후 2주간 최고의 성능과 무중단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구성을 위해 IT서비스와 장비업체, 그리고 글루시스 연구원들 간의 숨가쁜 협의가 시작됐다.

“벤치마크 테스트에는 세 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했는데, 하드웨어 스펙은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시스템 속도와 성능은 저희 스토리지 솔루션이 얼마나 최적화됐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시스템 구성을 마치고 드디어 대전에 위치한 벤치마크 테스트 현장에 도착했을 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각 컨소시엄 별로 하나의 시스템실이 배정됩니다. 자신들의 장비와 솔루션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그야말로 극비사항이죠. 또 앞으로 3주간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상대들이니 서로 말도 잘 안하게 되더군요.”

이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짜여진 계획대로 벤치마크 테스트에 돌입했다. 각 실별로 검시관이 돌아다니며 성능을 체크한다. 엔지니어들은 같은 시간에 같은 테스트를 받지만 누가 1위를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냥 테스트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죠. 어짜피 결과는 하늘만이 알 테니까요.”

이 연구원은 벤치마크 테스트 중 무중단 서비스를 위한 종일 시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시스템이 엔지니어의 도움없이 자동으로 무중단 서비스를 실현하는지 검증하는 테스트였다.

“시스템실의 문을 잠그고 검시관이 테이핑까지 합니다. 완전히 하루동안 접근금지 상태가 되는 거죠. 그 안에서 제 자식같은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을지, 다운되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 하더군요.”

그렇게 3주 간의 벤치마크 테스트는 끝나고 이 연구원은 이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이 연구원은 그리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그 결과에 따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벤치마크 테스트 뒷풀이로 인근의 계룡산을 찾아 지친 심신을 달랬다는 이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전했다.

“타지에서 몇 주동안 생활하는 거, 저같은 총각이야 괜찮죠. 그런데 같이 고생한 팀장님은 신혼이시거든요. 3주동안 집에 계신 분이 얼마나 보고 싶으셨겠어요. 저희 둘은 매주 토요일 서울에 올라갔다가 일요일에 다시 대전으로 내려갔는데, 대전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보는 팀장님 얼굴은 항상 더 홀쭉해 보이시더라고요.”

/ 양종석기자

List
No 제목 Date
72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개방형이 기회다 2015-03-2
71 CES 2015,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우리 중기 ICT 2015-03-2
70 나무는 살아있다 2015-03-2
69 잠에서 깨어난 공룡, 중국을 어떻게 접근할까 2015-03-2
68 ICT 기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 R&D 지원 방안은 있는가? 2015-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