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게재매체 : 데이터넷
게재일자 : 2013-11-15
[데이터넷 오현식기자] 글루시스(대표 박성순 www.gluesys.com)는 빅데이터 시대에 발맞춰 스케일아웃 NAS(Scale-out NAS) 신제품인 ‘애니클라우드UCS(AnyCloud UCS)’를 선보였다. 애니클라우드UCS는 정부 월드베스트소프트(WBS) 사업의 성과물이다.
선형적으로 확장이 가능한 스케일 아웃 방식은 디지털 데이터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빅데이터가 현실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초기 도입 규모를 최소화한 후 데이터 증가에 따라 필요한 만큼 추가로 확장할 수 있어 예측할 수 없는 데이터 증가 상황에서 스토리지 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빅데이터 시대의 맞춤형 스토리지가 될 수 있다.
원문 보기 : http://www.data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424
No | 제목 | D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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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개방형이 기회다 | 2015-03-2 |
작성일자 : 2015-02-24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개방형이 기회다 ICT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서도 소프트웨어 기술,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전에 하드웨어 단계에서 제공하던 기능과 기술들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공되고, 대치되고 또는 융합되어감을 그들 또한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기계 기술에서 전자 기술로 진화하던 자동차 기술들이 이제 소프트웨어 기술로 대치되고 있는 자동차 분야가 그렇고, 건축 분야에서의 IT 빌딩이 그렇고, 그린 데이터 센터 또한 그렇다. 또 최근 몇 년 간 클라우드에서부터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매년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데 빠지지 않는 분야가 소프트웨어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DB, 운영체제, 파일시스템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가 핵심이라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을 보면,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나 관련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관심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가슴 뿌듯할 듯 하다. 하지만 우리 내부 상황이나 바깥으로부터 불어오는 변화의 물결을 보면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떤 분야든지 기업이 1차적으로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자국 시장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규모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이 접근하기 쉬운 중급(Midrange) 규모의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이 시장마저도 기업용 제품이나 전문화된 소프트웨어 제품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 제품에 치이고, 대량으로 판매되는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외산 번들 제품에 치이기 쉽상이다. 공공시장에서의 구매자 인식 역시 아직도 안정성을 이유로 고급 사양의 고가 외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더군다나 소프트웨어 가격을 제대로 주는 데 익숙하지 않은 '갑' 고객들의 습성이 아직도 견고하여, 도입한 플랫폼에 대한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 가격이 낮은 일이 비일비재하고,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비용 역시 제대로 받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으로 자생력을 갖추고 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는 사이 외산 벤더들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 방향이 판매 방식에서 대여 방식(subscription service) 방식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대여 방식은 이전에 서버나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를 빌려주는 비즈니스를 그대로 본 따서 사용자 수나 사용 기간에 따라 사용 비용을 청구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는 서비스 논리이다. 언뜻 보면 고객을 많이 고려한 듯 보인다. 그러나 한 번 판매로 고객과의 접점이 종료되기 쉬운 판매 방식에서 약간의 가격 혜택을 주는 대여를 매개로 하여 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매출 기회를 붙잡고 있겠다는 의도가 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 제품 중에도 특히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한번 도입되면 데이터나 관련 정보 뿐만 아니라 관련 응용 등 사용자 환경을 교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런 비즈니스 흐름이 자리 잡게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대형 투자가 이루어진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지고 우리 벤처 기업에서 나오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설자리를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요즘 빅 데이터 분석 정보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대형 투자를 매개로 활발해지면서 관련된 하부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숙성되고, 우리 중기 ICT에게 또 하나의 현실적인 기회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전에 클라우드 플랫폼이 비즈니스로 성장할 때 몇몇 대기업들만이 그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화 시켜 과실을 따먹었던 시행착오를 또 다시 반복할 수 있다. 중국은 이전부터 IOE(IBM, Oracle, EMC)로 대표되는 미국의 ICT 제품, 특히 강력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그에 따라 강력한 국내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스토리지, 서버, 스위치 제품군에서 화웨이, 인스퍼, 레노버 등과 같은 기업들이 쑥쑥 자라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기회가 없는 것일까? 이 변혁의 시기에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로 개방형 소스(또는 오픈소스), 개방형 플랫폼, 개방형 프로젝트로 일컬어지는 '개방형(Open)'이 있다. 일찍이 IBM 소프트웨어의 독점력을 타파하기 위해 개방형 소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Unix 운영 체제가 등장하고, 이를 다시 탈바꿈시킨 Linux 운영체제의 등장에서 우리는 이미 그 가능성을 보았다. 운영체제는 Linux를 기반으로 다양한 버전들(ex. 수세, 레드햇, 우분투, 페도라 등)이 상용화에 성공하였고, 이런 흐름은 DB 분야에도 확산되어 오라클에 대응하기 위해 몽고 DB, 오리엔트 DB, 마리아 DB 등 다양한 개방형 DB 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개방형의 장점은 누구나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어 우수한 관심개발자 그룹을 통한 기술의 진화 속도가 빠르고, 그 피드백과 개선점을 빨리 적용할 수 있으며, 대형 투자 없이도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시스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이 이 개방형으로 어떻게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까? 우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외부의 우수한 개발자 그룹을 활용함으로서, 개발비를 절약함과 동시에 견고한 자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의 자발적인 개발자 그룹을 어떻게 참여시키고 유지하느냐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작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오라클의 DB 제품군에 대응되는 제품을 못 만들리란 법도 없다. 이 개방형 소스 기반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커다란 틀만을 유지하는 플랫폼 형태로 제공되어 다양한 버전들이 자생적으로 생성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테스트 베드에서 적용하고 실험하여 그 안정성을 확보하기 쉬워지고, 다양한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를 수용하기 수월하게 만든다. 또한 개방형 소스와 자발적 국내 외 그룹을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벤더들의 대형 개발 투자와 독점적 시장 장악에서 오는 '빈익빈 부익부'의 파도를 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앞서 기술하였듯이 글로벌 벤더들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판매에서 대여 방식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그런데 개방형 소스 솔루션은 판매 방식을 채택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어떻게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있다. 제품 판매도 대여도 아닌 '서비스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무료 사용에 대한 향수 지원을 매개로 하여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회는 항상 있어 왔다. 지금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
71 | CES 2015,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우리 중기 ICT | 2015-03-2 |
작성일자 : 2015-01-22 CES 2015,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우리 중기 ICT 이런 저런 이유로 썰렁했던 지난해에 비해 다양한 패러다임이 제시되는 등 나름 활기차고 꽤나 시끌벅적한 가운데 CES 2015가 마무리되었다. 지난 해에는 3D 프린터를 비롯해 전기차, 스마트가전 등이 화두였다면, 올해는 드론, 웨어러블(wearable) 기기, IoT 가전, 스마트카 등으로 대변되는 진화된 융합 IT 제품군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하였다. 그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드론이었다. 작년에 이미 떠들썩하게 소개되기는 했지만, 올해는 캠을 장착한 모델부터 손바닥 크기의 모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과 표준형이 새로이 제시되었다. 게다가 기존의 구미 IT 강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의 많은 기업들이 캠, 배터리, 전동장치, 금형회사 등 자신들의 부품 기술을 강조한 다양한 통합 제품군을 선 보였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 제품이 눈에 띄지 않은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랄까. 이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문외한이기는 하지만, 이 드론 광풍이 우리에게 주는 도전과 기회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지난 1, 2년 간 미래부에서는 드론 개발을 전폭 지원한다며 R&D 예산까지 지원했지만,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표준 플랫폼까지 오픈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있다. 과제라면 적게는 몇 분에서 몇 십분 정도에 머물러 있는 배터리 수명인데 이 역시 유수한 배터리 기업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안을 내 놓을 것이라 예측된다. 따라서 이제 제작 기술에 투자하겠다 한들 생산에 있어 단위 가격, 기본 성능, 생산 기간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자체 제품까지 출시한 수 많은 대만과 중국 기업들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 사실 제작 기술은 이미 늦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 ICT 중기가 할 범위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이미 기회가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이번 전시회를 살펴보니, 기술적으로 성숙 단계로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헬리캠을 제외하면 이를 활용한 응용 비즈니스 모델은 마땅히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기술 표준은 그대로 따라 사용하면서, 대만이나 중국의 생산 기업들을 활용하여 우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는 '기술 활용제품'이라면 기회가 있다. 모형 항공기를 대치하는 장난감 모델이나 야외 공간에서의 게임 모델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획기적으로 꽃 피운 또 하나의 기술 제품군을 들라면, 역시 몸에 착용하는 IT 기기를 지칭하는 웨어러블 기기들이다. 스마트 시계 및 안경을 비롯한 다양한 헬스 기기들은 미국과 독일의 고급 제품부터 중국산 유사제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홍수를 이루었다. 다만 아직 깔끔하면서 그 가치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제품이 눈에 띄지 않은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 ICT 중기의 기회는 무엇일까? 이 분야 역시 기본적인 플랫폼은 몇몇 글로벌 ICT 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플랫폼 자체를 개발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보다는 단위 부품에서의 독립적인 제품과 통합 서비스 모델들이 적합할 것이다. 즉 제조 분야에서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카메라, 센서, 유무선 분야의 부품들을 활용한 액세서리 제품들이 그 예이다. 또한 이 기기를 활용하여 수집된 사용자의 개인적인 데이터와 정보를 다양한 분야별로 분석하여 그 결과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솔루션 또는 어플리케이션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마치 스마트 모바일에서 다양한 앱이나 관련 액세서리들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였듯이 말이다. 그리고 스마트한 가전 및 보안 등을 품은 스마트 홈 분야에서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개발되고 제품화된 스마트 가전기기 및 홈 기기 플랫폼들이 IoT와 만나면서 모바일과 인터넷을 넘나들게 되고, 그 결과 홈을 내 손안에서 제어하는 것을 넘어 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CES 2015에서는 'IoT 기반의 스마트 홈'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들이 전시되었다. 아직 이 제품들이 부담없이 확산될 수 있는 적정한 가격대가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그 확장 속도를 볼 때 이 또한 시간 문제일 듯 하다. 이를 보면, 내년 CES 2016 에는 '착한 가격대'의 표준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아무튼 이번 CES 2015는 IoT 기반의 스마트홈 또한 전등, 센서, 가전, 유무선, 헬스, 보안, 응용프로그램 등 기본 제품들과 관련된 기업들에서부터, 이를 기반으로 통합제품 모델을 만들어 낸 가전업체, 가구업체, IT 서비스 업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과 제품들로 홍수를 이루었다. 이를 보며 우리 ICT 중기는 기본 부품에서 통합 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비즈니스 기획들이 널려 있는 금맥이 될 수 있음을 보았다. 특히 우리의 강점 분야인 유무선, 캠분야에서의 부품 모델이나, 보안과 응용 프로그램 분야에서의 정보 서비스 모델은 틈새 시장에서 우리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에 승산이 있는 영역이 아닐까 한다. 작년 CES 2014에서 보너스로 놀라움을 주었던 전기차가 올해에는 IT 차 또는 스마트카 라는 주요 분야로 부각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몇몇 기계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마트한 IT 기능으로 무장한 IT 기기가 되어 있었다. 무선과 연동하면서 차의 전면을 스마트 스크린화 하여 전반적인 모니터링 상황을 보고, 듣고, 예측하고,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렇게 가면, 이전에 SF 영화에서의 기능들이 내년 CES에서는 완전체로 제시될 것 같다. 스마트 카의 도래를 보며,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응용 및 컨텐츠 분야와 무선 인터넷,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 ICT 중기가 자동차의 액세서리 부품과 부가 서비스 모양으로 응용 적용될 수 있다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국내 환경과 맞물려 무한한 부가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렇게 매년 CES 전시회를 참석하며 힌트를 얻고자 애쓰고 있지만, 세계의 IT 기술과 제품은 매년 너무나 다양하게 제시되고 그 조류 또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미 발을 들여놓기에는 너무 늦어버려서 투자 대비 좋은 결과를 내 놓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명한 강점을 살리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려운 점은 그 판단이다. 갈수록 기술 개발과 마케팅, 제품 출시도 부익부 빈익빈이 되어 가는 형세라, 우리 ICT 중기 입장에서는 현명한 판단 능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돕겠다고 난리지만, 서로의 입장차가 있기에 마주쳐 소리내기도 쉽지 않다. 이 전시회를 보며 또 다른 관점에서 느낀 점은 세계의 모든 기업들이 계속 변화를 추구하고 혁신하며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땅 한 구석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간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경쟁사와 협력사 제품의 강점과 약점을 메모하고 분석하며, 팜플렛과 샘플로 가득한 여러 소핑백을 들고 노트북을 매고, 삼성동 코엑스를 몇 개 합친 크기의 전시장들을 누비는 세계 각국의 바이어, 전시자, 판매자, 분석자들로 북적대던 전쟁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곳에 우리를 향한 도전이 있고, 우리의 가능성이 있다. | ||
70 | 나무는 살아있다 | 2015-03-2 |
작성일자 : 2014-12-22 나무는 살아있다 4년 여 전, 아내의 권면으로 소목(일명 : 전통 목가구)을 배우게 되었다. 강남에 위치한 전통공예학교에서 토요일의 반나절을 활용하여 전반 1년의 기초반과 1년의 연구반 등 총 2년을 수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국가 무형문화재인 소목장(목가구 장인을 일컬음) 선생님의 실습 지도에 따라 기본적인 목공구 다루는 법부터 나무 다루기, 칠하기, 도안 작성하기 등을 배우며,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인 보석함, 서안, 사방탁자 그리고 문갑 등을 6개월에 한 작품씩 제작하게 되어 있었다. 그 후에 더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은 선생님이 추천하는 공방에서 회원제 방식으로 동호인 활동을 하며, 2년에 한 번 정도 공동 작품전을 개최하며 자신의 취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나 나무 조각하는 것을 즐겨하던 터라 2년의 교육 과정을 재미있게 마치고 더 욕심이 나서 선생님의 용인 공방을 찾게 되었고, 그 옆에 위치한 제자들의 공방에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2년 여 간 탈퇴 당하지 않을 정도로 띄엄띄엄 주말을 이용하여 자그마한 접시, 타닥 등 이런저런 전통 목가구를 만드는 활동을 해왔다. 나름대로는 스트레스 푸는 취미 생활로도 좋고, 뭔가 손으로 만들어진 결과를 집에 가져갈 수 있어서도 좋고, 다른 이에게 뭔가 나눠줄 수 있다는 기쁨이 있어, 모범 회원은 아니어도 재미있게 참여해 왔다. 그러면서 참으로 어렵고도 신기하게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이 '나무'이다. 소목이라는 것이 주로 우리나라 전통 수종 목재를 선택하여 전통 기법에 준하여 만드는 나무 제작 기술인지라, 과목이라 불리는 느티나무부터 참죽나무, 오동나무, 은행나무, 물푸레나무 등을 마름질하여 가구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서 있는 나무(살아 있는 나무)를 곧바로 제재하여 목가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른 후 적어도 1~2년을 통나무 채로 비바람 맞히며 두었다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몇 센티 두께의 얇은 판재로 제재한 후, 적어도 4년 이상 바람직하게는 7년 이상을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서 한 켜씩 사이에 삿대를 끼워 쌓아 말린 후 사용하게 된다. 이 나무들은 사계절을 4번 이상 지내며 습한 여름과 건조한 겨울을 견디고 높은 온도와 낮은 온도를 겪으면서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여, 휘기도 하고 갈라지기도 하는 과정을 거친 후, 벌레 먹지 않고 살아남은 것들만 사용할 수 있다. 긴 시간 동안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무의 변화가 심하여 실제 사용 가능한 나무는 처음 제재한 나무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가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크기로 켜고 대피질을 하고 나면 실제 사용하는 부분은 30%도 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 가구 제작에 쓰일 나무를 준비하기 위해 소목장이라 불리는 '목수'들은 매년 다양한 종류의 통나무를 사서 말리며, 사용 가능한 햇수를 기다리게 된다. 가구용으로 좋은 목재는 보통 수령이 적어도 백년이 넘는 국산 느티나무인데, 좋은 나무는 나이테가 매우 촘촘하고 구불구불하여 그 무늬의 변화가 때로는 강 같기도 하고 때로는 산 같기도 한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목수에게 좋은 나무에 대한 욕심(?)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이기에, 여기저기 제재소에 도착한 나무들을 기회 닿을 때마다 실피며, 제재하는 것이 주요 일과 중 하나다. 때때로 어떤 마을에서 수 백년 된 고사목(枯死木)이 나왔다고 하면, 대부분 무늬나 나이테가 좋은 모양인 드문 기회인지라 너도 나도 큰 돈을 주고 사려 한다. 그런데 켜 봤더니 속 부분이 썩어 비어있어 사용할 부분이 적은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러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경륜 있는 소목장이라도 통나무 속이 비어있는지 채워져 있는지는 알 수 없기에 많은 장인들이 한 두번은 이런 경우를 겪는다고 한다. 이런 나무를 가지고 작성한 설계도 대로 마름질하고 수십 차례 다듬으며 목가구를 만들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나무들은 또 다양한 변형을 일으킨다. 그래서 매번 다듬으며 중간중간 보관할 때 최종 조립 시까지는 비닐랩으로 싸서 바깥 습도나 온도를 차단한다. 통풍 잘되는 공방에서 작업하다 건조한 아파트로 옮겨다 놓아, 갈라지고 휘는 경우를 지난 2년 간의 짧은 기간에도 수 차례 만났었다. 최근에는 작업중인 천판(목가구의 덮개 부분인 통판)을 비닐랩으로 싸서 공방에 두 주간 보관해 두었는데, 근처에 난로가 있어서 열의 영향으로 그쪽 방향으로만 여러 개의 실금이 생기며 갈라지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렇게 다듬질하여 접착제를 사용하여 조립한 후에는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는 사포질과 다양한 전통 칠을 수 차례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표면의 무늬가 잘 드러나도록 투명한 빛깔로 광택을 내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향후 수십 년 이상 사용하며 나무에게 외부 온도나 습도를 차단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통 목가구는 일반적으로 통판으로 만들어져 있고, 못을 사용하지 않는 짜맞춤 방식을 사용하며, 자연 친화적 접착제를 사용하여 붙이고, 합성수지가 아닌 천연 칠을 하여 만들어 진다. 그래서 여름과 겨울에도 통풍이 잘 되는 한옥 같은 전통 가옥에 적합하다. 외부와 자연적인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주택에서는 아무리 앞선 과정을 거치며 잘 만들어진 가구라도 틀어지고 금이 가는 경우를 왕왕 본다. 전통 목가구를 만드는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을 취미 생활로 보낸 동호인에 불과하지만, 내가 필요한 나무를 구하고, 켜고 다듬고, 조립하여 붙이고, 사포질하고 칠하는 4년 여 시간 동안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나무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이전의 나에게 나무라는 것은 땅에 뿌리 내리고 자라나서, 우리에게 푸르름과 열매, 그늘, 자양분을 주고, 죽어서 목재로 마무리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무가 작은 목가구로 탈바꿈 되는 과정을 보면서 나무가 숨을 쉬고 있음을 느꼈고, 우리 삶의 공간에 공존하며 손때가 묻고 우리에게 필요한 가구로 존재하는 동안에도 나무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무는 살아있다. | ||
69 | 잠에서 깨어난 공룡, 중국을 어떻게 접근할까 | 2015-03-2 |
작성일자 : 2014-11-19 잠에서 깬 공룡, 중국을 어떻게 접근할까 '오랜 잠에서 깨어난 공룡' 중국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제껏 거대한 '공장'으로만 여겨지던 ICT 분야에서, 자국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 투자가들, 분석가, 언론들은 그런 중국 기업들을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설레는 마음과 무언가를 가져다 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번 중국과의 FTA에 대해 분석하고 예측하느라 난리다. 지난 주 긴급한 업무 건으로 대만을 방문하여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C와 한나절을 보내게 되었다. 서로 알고는 있었으나 금번에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 C는 미국에서 사업을 일구어 이미 기반을 잡고 있었고, 몇 해 전 소유하고 있던 호주 회사의 M&A를 통해 백만장자의 대열에 들어선 사람이다. 그러던 그가 지난 반 년을 넘게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친구도 사귀고 공부도 하며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다는 중국 중상류층 타겟이 아닌, 일반 대중,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었다. 일반 중국인 대중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작은 단위이지만,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형태의 신사업 모델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 모델을 구체화 하기 위해, 일반 중국 대중들의 생활방식과 소비 형태, 그리고 고유한 문화까지 이해하려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 자신이 중국어를 구사하고 중국인 부모 슬하에서 자라온 중국계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교육 받고,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미국에서 사업해 온 지라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중국과 중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기획하여,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판매하던 제품을 그대로 중국 시장에 내 놓고 있지는 않은가? 그들의 생활 습관, 대중의 관심에 대해 머리 좋다는 몇몇 고급 인재(?)들에 의해 초고속으로 분석되고 기획서로 만들어져, 소수 오너의 전격적인 결정에 의해서 말이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에 가득한 중국인의 내면을 모르면서,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통찰의 시간도 없이 말이다. 거두절미하고, C를 보며 우리는 준비가 안되어도 너무 안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는 우선 중국 시장이 우리가 이제까지 접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이루는 가장 커다란 단일 시장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사회주의로 포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업적 가치관에 수 천년 간 길들여진 노련한 중앙 정부와 사업적 기질이 충만한 대중을 대상으로 다가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토종 한국인이 접근하는 것이라면 더군다나 더 철저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통하면 중국에서도 통하겠거니 하는 단순한 시각을 가지고 중국에 접근해 왔다. 그런데 우리는 미래 지향적인 시각으로 사회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쉽게 습관화 되게 하여, 사업의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는 'Google'이 중국에서 죽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여타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시장에서는 녹록치 않은 결과들을 낳고 있음을 또한 본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조차도 쉽지 않은데, 우리 ICT 대기업들이라고 쉽지 않은 것이 자명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기회는 없을까? 그런데 C를 보며 역설적으로 이런 표준화된 마케팅 방식, 글로벌 경영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작은 틈새 분야에서 중국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타겟팅 한다면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다. 작은 틈새분야이기에 그 범위와 환경, 문화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시간과 과정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중국화된 틈새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적은 인구의 다양한 문화를 가진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비해, 거대 단일 시장인 중국에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제는 더 이상 단기적 시각과 준비로는 어림없을 뿐만 아니라, 단순한 기술로도 안된다. 벌써 중국은 대규모 기간 산업 분야나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 있다. 게다가 적극적인 글로벌 M&A로 구미 선진제국의 마케팅 경영 기법과 시스템도 신속히 갖추어 가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투자와 많은 고급 인력을 투여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대량 규모로 양산하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저임금 근로자가 존재하고 있고, 모든 서민층의 부족함을 일관성 있게 만족시킬 사회적 시스템이나 소비자 제품군이 부족하다. 따라서 생활 수준이 다른 여러 계층의 대중을 대상으로 특화된 제품을 준비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한, 그 작은 단위에서만 통하더라도 유럽의 몇 개 나라 합친 것보다 큰 규모 시장이기 때문에 그 규모가 작지 않다. 아무리 우리가 틈새를 잘 찾아 준비하여 첫 번째는 통했다고 할지라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하는 중국 기업을 따돌리기란 쉽지 않다. 이때 우리의 장점이 반영될 수 있는 사업군에 집중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그 기술이 공개된다고 해도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라면 좋다. 즉 한번 기술을 소유한다고 해도 그 독점적 지위가 오래가지 않는 분야, 대중의 자발적 피드백이 반영되면서 계속 진화되는 제품 분야, 처음엔 저가로 대량 생산해도 다음 제품이 나오면 이전 제품의 매력이 쉽게 떨어지는 분야라면 더욱 좋다. 아마 우리 국민성의 장점이 반영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중국, 우리가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영원한 파트너이자 경쟁자이다. 그 중국 시장 또한 우리의 기회의 땅이자, 무시할 수 없는 전쟁터이다. 이 시장을 향한 우리 ICT 기업의 중장기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
68 | ICT 기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 R&D 지원 방안은 있는가? | 2015-03-2 |
작성일자 : 2014-10-22 ICT 기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 R&D 지원 방안은 있는가? 지금 미래부에서는 2015년 국내 기업들의 R&D 지원을 위한 연구 개발 자금 지원 및 기타 다양한 지원책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주 초점은 어떻게 하면 국내 기술 개발 기업들이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국내외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가 인듯 하다. 국내 대기업에 비해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기술 기반 ICT 기업들은 소극적으로는 국내 시장을 보호하는 국산 제품 기업으로, 적극적으로는 탄탄한 국내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커다란 세계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강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지금도 연구 개발에 평일의 밤낮을 보내고 기술지원에 주말을 보내고 있다. 이런 ICT 기술 기업들에게 정부의 R&D 지원 정책은 그야말로 단비와 같다. 현재 우리 ICT 기술 기업들은 힘겨운 싸움 중이다. 한쪽에는 수 십년 간 축적된 기술 혁신과 세계 최강의 우수한 인적 자원을 과점한 강점을 가지고 세계 시장에서 빅브라더로서 자신의 위치가 공고한 미국 등 서구의 기업들이, 다른 한쪽에는 13억이 넘는 인구의 또 하나의 세계에서 독점적 시장 장악력과 배타적 지원책으로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공룡 기업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과 정상적인 경쟁(?)으로는 당해내기 어려운 형편에,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행해 오는 정부의 R&D 지원 정책은 지금까지 많은 국내 ICT 기업들이 자체 R&D 제품으로 시장을 창출하고 또 장악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게 중소 ICT 기술 기업들을 위한 R&D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방대한 규모나 노력에 비해 기업들이 느끼고 있는 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마 그들의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나 절박함에 비해, 그리고 사업화 노력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더 척박해지는 시장 환경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정부의 R&D 지원책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새로운 맹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의 R&D 지원 대상 분야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화두에 휘둘리며 매년 빈번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매스컴에서 내년에 뜰 기술이라고 떠들어 대는 분야나, 매년 가트너가 발표하는 10대 전략 기술들이 정부의 R&D 지원 프로그램에 잘 맞춰 반영(?)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일수도 있겠으나, 지금의 R&D 지원 정책이 향후 3년 또는 5년을 바라보며 R&D 투자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임을 고려해 보면, 현재 화두가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2~3년 전부터 사업화를 준비하기 시작한 기업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을 예측하고 묵묵히 자신의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을 미리 지원할 수 있는 혜안이 우리에게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국내 산업과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국내 기반기술에 대한 전략적 R&D 지원이 아쉽다. 공공기관일수록 더 외산 제품을 선호하는 마당에 미래부에서 국내 기반 기술의 R&D를 적극 지원하다는 것이 모순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만약 한국에 한컴이나 안랩이 살아남아 있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MS Word나 시만텍 보안 솔루션들의 가격은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책정되지 않았을까? 최근 ICT 기업 중 몇몇 국산 백업 SW 기업과 파일 시스템 기업들이 무너졌다. 아직 조립수준이라고 천대받고는 있지만 자기 자리를 지켜주던 국산 서버, 네트워크 및 PC 분야에서의 장비 기업들과 기반 SW 분야인 DB, 보안, 스토리지 SW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런 국내 기반기술 개발기업들은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우리 시장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10년, 20년을 살아남아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면, 그들의 R&D를 지원하는 것은 국내 시장을 방어하는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마치 기초과학과 인문학이 이 사회의 근간을 튼튼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주듯이 말이다. 이런 가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명철은 우리에게 없는 것일까? 또한 과거 정통부부터 시작하여 현재의 미래부에 이르기까지 ICT 분야 R&D 지원과제에서 연구소나 학교가 주관이 되고, 그 아래에 사업화를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기업들이 들어가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했다. 물론 연구소나 학교의 우수한 연구 인력들과 산학, 산연 등의 방식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더 장려하고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반/기초 기술 개발인 경우에는 연구소나 학교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술 개발이 사업화를 위한 것이라면, 그 개발의 주도는 기업이 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책임과 권한을 갖는 관계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도하게 인센티브를 걸며, 독립채산제를 흉내내어 연구소나 학교의 연구진들에게 자체 R&D 자금을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또 이들의 우수한 연구실적과 과제 제안 능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를 당해낼 수 없는 중소 ICT 개발 기업이 이들과 경쟁하도록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이런 상황을 구분하여 정리할 지혜는 우리에게 없는 것일까? 그리고 전문적인 이해도가 있는 ICT 정책 입안자들의 교체가 빈번한 현실이 있다. ICT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난 20여 년 넘게 우리는 다양한 시행 착오를 거치며 ICT 정책 실험을 해왔다. 그 결과 많은 부분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부의 ICT 정책 입안 실무자들이 몇 년간에 걸쳐 R&D 기업, 특히 중소 ICT 기업들과 호흡하며 현장의 요구를 듣고 기술 흐름의 변화를 읽어 정책 반영을 하려 하면 주기적으로 자리 이동이 된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고, 깊이 있는 ICT 분야의 정책 입안 전문성을 갖춘 경험과 지식은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못한 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이런 불확실성과 변화무쌍함이 예측 가능하고 전략적인 R&D 지원 정책을 기대할 수 없게 한다. 우리에게 과연 뚝심을 가지고 ICT의 한 분야에서 최고 마에스트로를 길러내는 정책 입안은 무망한 것인가? 그러나 어떤 상황, 어떤 장애물을 딛고라도 우리 ICT 개발진은 자신들이 구상한 기술과 제품 개발을 위해 그들의 지식과 젊음을 던지고 있고, 기업인은 사업화와 시장 개척에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투여하고 있다. 이렇게 살아있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는 미래부의 용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