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작은 회사에서 원활한 소통문화는 불가능하다?

작성일 : 2011년 11월 25일

작은 회사에서 원활한 소통문화는 불가능하다?

유교적 관습에 젖어 온 우리의 소통문화는 서양에서 유래했다는 합리적 토론문화에 비해 여러 가지로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굳이 그 이유를 살펴보자면, 이전까지의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방 생각을 듣는 등, 생각을 서로 교환하게 하는 훈련 프로그램이 미흡하였다는 것이 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나이 또는 직위 등에 따른 계급적 배경이 대화와 서로 간의 의견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 은근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솔직한 이유가 되고 있다. 게다가 도드라지는 아이디어도 없으면서 말하기 좋아하는, 자신의 미사어구 실력을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작은 경멸(?)과 ‘겸손 컴플렉스’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네 습관이 건강한 소통 문화를 이루는 데 장애가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단언하건데 맥가이버를 요구하는 우리 IT 중소기업 조직에서, ‘원활하고 건강한 소통문화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은 조직이라고 하면서도 직위에 따른 다양한 상하관계가 존재하고, 상호 전문성이 가끼이서 영향을 미치면서 느껴지는 상황에서, 또한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요구가 수시로 들어오는 긴장의 연속선상에서, 그리고 인격적으로나 지적으로 원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내 자아가 혼재해 있는 현실 속에서, 지름길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냥 그렇게 치고 받으며, 갈등을 참으며,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으로 점철된 한계 상황의 중소기업 문화 속에서 우린 가야만 하는가?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권한과 능력을 내가 쥐고 있다는 리더 입장에서의 오만한 마음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들과의 건강한 소통에 귀 막았을 뿐만 아니라, 상처를 주어 떠나가게 했던 시행착오를 셀 수 없을 만큼 겪어 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기적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그들로부터 들어야 할 가치 있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아 날려버린 기회들도 또한 소통의 문제에 기인하였다는 것을 숨길 수 없다.
특히 경영자의 위치에 서 있으면서 잘못 행한 듣기와 말하기의 소통 문제 때문에 회사 조직을 위기로까지 몰아넣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이 조직에서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이어 회사를 반석에 세울 수 있을까하는 간절함이 맺혀서, 아니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깊어져서야 얻게 되는 작은 힌트들이 마음의 채에 걸러지게 됨을 깨닫는다.

가장 먼저, 소통은 먼저 듣는 것이었다. 누군가 2:8의 원칙으로 이야기 했듯이, 이야기 나눌 때, 8할을 듣고, 내 이야기는 2할 만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히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확신에 찬 사람은, 경험이나 지식이 상대방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말을 80% 이상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내 생각으 20% 분량으로 요약하고, 진액으로 만들어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풀어놓게 하여 듣고자 한다면, 최소한 오해로 인한 갈라짐이나, 감정적인 골이 깊어져 본질을 상실하는 문제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커다란 귀를 가지고 작은 입으로 이야기 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또한 소통은 내 이야기를 상대방 입장에서 풀어가는 것이었다. 조직에서의 어떤 부분이든지 내 고유의 역할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생각은 관철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 조직에 대한 내 의무이고 내 존재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을 진행해 나가는 위해서는 상대방과 함께 해야 한다. 상대방은 때때로 내 생각의 범주를 읽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함께 진행해야 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목표가 있다면, 먼저 그의 생각을 이해하고, 읽으려고 노력하면서 그가 주도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같은 조직 내의 동료, 부하직원, 상급자와도 생각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회사 외부에 어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왜 그럴까?’가 아니라, ‘그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다가서야 한다. 혹자는 이를 ‘열린 마음’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거창하게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치를 보기 위해 내 생각을 상대방 입장에서 적용해 가려는 이 시도는 포기할 수 없는 소통의 필요조건이 된다.

그리고 소통은 적절한 때를 맞추는 것이었다. 최근에 자신의 실수에 대해 쉽게 회복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의 시기를 놓치고, 방법이 적절하지 못해 커다랗게 불거진 연예인의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친구 간의 오해나 잘못도 풀기위해 그 설명이나 사과의 시기가 중요하듯이, 조직 내에서도 내 생각을 설명하고, 듣는 데에 있어 적절한 시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아마 이것이 리더의 커다란 의무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중소기업에서는 작은 사건과 변화에도 구성원들에게 민감하게 영향을 끼친다. 특히 리더의 입장에서 설명해야 할 생각이 있더라도, 적절한 그 때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 그 영향력이나 의미는 반감하게 된다. 반대로 들어야 할 때 차일피일 미루고 듣지 않으면 이는 구성원에 대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시기적절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자세와 판단력이 조직을 생기있게 만든다.

오늘, 내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기업 상황에서, 살아있는 지적인 생물체인 사람들과 함께, 서로 다른 삶의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라는 작은 조직에 집적하여 동일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 비록 ‘건강하고 원활한 소통’을 이뤼는 어렵겠지만, 나름대로의 얻게 된 힌트에 기대어, 오늘도 함께 어깨를 맞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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