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피터 드러커를 생각하며

작성일 : 2009년 4월

피터 드러커를 생각하며

IT벤처업계에는 미국발 금융대란 이후 IT기술관련 제품의 급격한 매출둔화와 투자 감소로 인해 핵폭풍이라 일컬어지는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 및 유관 기관들이 투자활성화 및 소비/매출촉진 등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긴 하지만, 가까운 시간 내에 회복되기엔 골이 깊다.

이러한 위기의 때에 이미 국내에서 ‘21세기 리더의 선택’,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21세기의 지식경영’, ‘Next Society’, ‘미래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실천하는 경영자’, ‘미래의 기업 어디로 갈 것인가’ 등, 수 많은 미래 경영관련 교과서들로 인해 일반 경영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IT벤처 리더들에게까지 ‘미래경영의 멘토’로 일컬어지는 영향력을 끼쳐온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교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타개한지 벌써 4년이 지났지만, 그 정신과 가르침은 아직도 살아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앞서 기술한 그의 미래경영 지침서들에서 볼 수 있듯이 드러커 교수는 항상 다음 사회에서 도래할 다양한 현상을 준비하고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직시하며, 인식 있는 경영자로서 하여야 할 바를 역설하여 왔다.

그런데 이러한 드러커 교수의 가르침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살아남아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책임과 의무를 가진 우리 IT벤처 기업의 리더들에게 다시금 다가오는 이유는 미래를 향한 기업경영에서 초지일관 주장해온 그의 원칙과 기준, 그리고 미래의 대비가 현재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고급기술력의 경쟁이 요구되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외국의 유수기업들과 비교되는 경쟁제품을 개발/생산해야 하는 IT벤처 기업을 경영하면서, 다양하게 직면하는 여러 상황을 맥가이버와 같이 긴급하게 해결하고, 무에서 유로의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경영자에게 그의 가르침들은 현재 상황에 기본적인 지표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먼저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가 고민해야 할 기본을 반복적으로 주장하여 왔다. 경영자는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가 추구하는 바와 그 기준이 무엇인지 항상 분명히 밝히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재난상황에서 경영자들에게 다가오는 유혹이 되는, ‘편법으로 인한 위기 회피’가 회사의 미래 방향성에 얼마나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는 경영자를 한 오페라를 운영하는 운영자와 같다고 말한다. 주역급 및 조연급 가수,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 청중들 등 다양한 성격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들이 하나의 바람직한 결과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위급하다고 해서 구성원들의 상식과 공감대를 벗어난 생각과 결정으로 전체의 하모니를 깨고 집중력을 흩트린다면, 비록 그로 인해 위기가 극복된다고 하더라도 더 커다란 비용을 들여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를) 상처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경영자의 역할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회사 내 자원들에 대한 역량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 자원들을 집중화 함으로서 회사의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 많은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는 잠시 등한 시 해서도 안 되고, 미루어도 안 된다. 위기에 이를수록 더욱더 기본 역할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회사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경영자의 책임과 고려다. 그는 회사의 직원들을 지식기술자(knowledge technologist)로 보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교육을 받고, 자신을 전문가로 생각하는 직원들을 리더들은 이전의 근로자 다루듯이 대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벤처 기업들은 핵심직원들에 대해 스톡옵션이나 보너스를 통한 금전적인 보상에만 치중하여 물질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으나, 이 또한 상호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보다는 이들이 회사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머무르도록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경영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들의 가치관을 회사에서 만족시켜 주고, 회사에서 그들이 생산하는 결과가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하고, 회사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경영자의 생각은 위기에 이를수록 더 솔직하게 나타난다. 언제든지 정리의 대상이고, 품어야 할 책임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린 CEO가 있는 회사에서 애정과 충성도를 바라는 것은 사치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직원들을 피고용자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서 더불어 이루어나가는 꿈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은 사람이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를 향한 회사의 방향 설정과정에서의 고려이다. 그는 항상 미래를 향한 회사는 모든 변화에 주목하고, 변화의 현상을 관찰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변화이고, 새로운 것인가? 단순한 유행은 아닌가? 이러한 질문을 자신에게 늘 던지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회사가 얻게 되는 성과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성과를 조화롭게 고려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하여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새벽을 준비하는 자만이 아침햇살을 맞이할 수 있듯이, 살을 깎는 자기 성찰과 철저한 준비가 현재 국내 IT벤처 기업에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 벤처를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의 언덕에게 서 있는 벤처 기업인들에게, 벤처 기업으로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투쟁중인 경영자들에게, 또한 이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자기기반을 구축해 IPO나 상장의 기회를 갖고자 하는 CEO들에게, 그리고 상장도 하였으나 회사의 다음 방향설정으로 고민하는 리더들에게 피터 드러커의 음성은 항상 곁에 두고 되새기며 음미하기에 필요한 강의노트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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