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실패, 스티브잡스 그리고 변대규

작성일 : 2007년 9월

실패, 스티브잡스 그리고 변대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실패의 경험이다. 이 경험이 아무리 명약이 된다고 해도 그 순간 겪어야 하는 큰 고통 때문에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무리 능력 있고 자신감 있는 천재라도 살면서 죽음을 피할 수 없듯이, 여러 차례 다가오는 실패를 피하기는 어렵다. 상급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입시에서 겪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다툼으로 인해 헤어짐으로 겪기도 하고, 그리고 직장이나 사업 전선의 패배에서 겪기도 한다. 죽는 날까지 이어지는 끊임없는 인생 여정에서 우린 잠시도 이 여러 겹 그물에 걸리지 않고 날아가는 나비가 되기 어렵다.

그런데 실패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실패의 순간이 삶의 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쉽게 스스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삶을 끊어 버리기도 하고,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무책임한 판단을 하기도 한다. 물론 마지막이라 여겨지기에 극단적인 자포자기의 행동이고, 자유에 대한 최후의 몸부림이기도 하겠지만, 이는 아무리 변명하여도 그 순간을 회피하고자하는 시도가 될 뿐이다. 이보다는 그 순간을 어떻게 이겨나갈 것인가 하고 지혜를 모을 때, 그 실패는 고통스런 추억이 아니라 더 커다란 삶의 결실을 위한 주춧돌이 됨을 볼 수 있다.

동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인생의 실패를 통해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사장과 휴맥스의 변대규 사장이 그 사람들이다.

스티브 잡스는 천재적인 머리와 번뜩이는 사업 감각으로 일찍이 애플컴퓨터를 통해 성공을 일궜다. 그러나 주변과 융화하지 못하는 별난 성격 때문에 많은 동료들을 적으로 만들었고, 이는 사업부진과 더불어 자기가 만든 애플사에서 스스로 쫓겨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리고 휴맥스의 변대규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들과 함께 초기에 노래방 기계개발로 기반을 잡았지만, 기술지상주의에 치우친 후속 제품의 상품성 부족과 사업에 대한 경험부족으로 파산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그러나 잘나가던 현대의 대표적인 IT 선구자들이 자신의 실패를 극복하고 재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처음보다 더 커다란 성공을 성취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깊은 의미를 두는 것은 실패를 접하는 이들의 자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스티브잡스와 변대규는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였다. 우린 자신이 실패하였을 때, 이를 숨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의 과오를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 그 사실에 대해 다른 이로부터 듣기 또한 꺼려한다. 자존심이 너무나도 세서 전혀 이 사실들을 인정하지 않을 법한 이 두 사람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였고, 주변에 알리는데 숨기지도, 주저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현실을 인식하고, 분석하여 그 실패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스티브잡스와 변대규는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자 하였다. 보통 실패를 겪으면서 주변을 고려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실패과정에서 실수하는 것보다 더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고, 자신을 포함해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상처와 피해를 주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렇게 함으로 마지막 벗까지 원수로 만들어 더 이상 재기할 수 없도록 마지막 기반조차 스스로 무너트린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와 변대규는 자신의 실패로 인한 피해를 스스로 모두 감당하고자 하였고, 마치 와신상담하듯이 이를 처절하게 스스로 감내하였다. 그렇게 함으로 이들은 가까운 친구의 신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고, 이것이 재기의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시작을 주변에 알리고 다시 다가섰다. 뻔뻔함이라 할 수도 있지만, 인생은 돌고 돈다. 스티브잡스와 변대규는 이제까지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며, 초심으로 다시 알리고, 도움을 청할 것은 또 청하며 자신의 모습을 보듬었다. 우린 보통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처음의 마음처럼 주변에 다가서지 못한다. 자신감을 상실하여 위축되고, 다시 처음과 같은 시도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실패의 절망감이 엄습해 오는 순간에서도 다시 시도하고, 초심으로 다시 만나고, 알리며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함으로 주변에게 실패를 극복하고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정진하는 강인한 모습을 각인시켰다.

성공의 횟수보다 많은 실패의 순간들을 극복하는 지혜를 간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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